[KLPGA Tour]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김민별에 생애 첫 우승 선사…무관의 설움 ‘싹’
박진희 기자승인
2024.10.1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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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자 김민별 (사진=KLPGA)
김민별은 울었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웃었지만 이미 가득 고인 눈물은 목소리까지 떨리게 했다.
13일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민별 선수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통해 ‘무관의 신인왕’ 설움을 말끔하게 씻었다.
총 상금 10억원 규모의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민별은 상금 1억 8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동시에 올 시즌 상금 랭킹 29위에서 17위(4억 8523만원)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쥔 김민별은 그간 우승이 없어 평가절하 된 바 있다. 신인왕 경쟁을 함께 했던 방신실 2승, 황유민 1승을 차지하는 동안 김민별의 이름은 점점 리더보드에서 점점 내려갔다. 때문에 그는 뒷심이 모자란다는 혹평도 감수해야 했다.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익산 컨트리클럽(파72/6663야드)에서 열렸다. 건설 명가 동부건설과 부동산투자금융회사 한국토지신탁이 함께 주최하는 대회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을 도입해 골프 팬들에게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해 왔다.
변형 스테이블포드는 일반 스테이블포드보다 가점을 크게 높인 방식이다.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 등 각 홀 성적에 매긴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김민별은 마지막날 경기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내 60명 가운데 가장 많은 점수를 따냈다.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지만 전날 17점을 쓸어 담아 선두에 오른 김민선과 지난해 챔피언 방신실, 그리고 홈 코스의 박현경 등이 있어 그의 우승을 쉽사리 점칠 수 없었다.
우승의 서광이 비춘 것은 4∼7번 홀이었다. 네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김민별은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날 4개 홀에서 그는 모두 홀 2m 이내 거리에 딱 붙이는 날카로운 아이언 스윙을 보여주었다. 이후 후반에서 버디 4개로 8점을 더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 대회에서 김민별은 합계 49점으로 1점 차 우승자가 됐다.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지난해 우승자 방신실은 올해 1타차 2위에 올랐다. (사진=KLPGA)
■ 방신실‧김민선‧박현경 쟁쟁했다
변형스테이블포드 방식은 2021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처음 선보였다. 첫 대회에서는 이정민이 챔피언에 등극했고, 다음해에는 이가영, 지난해 방신실이 승기를 잡았다.
김민별이 우승에 다가가는 동안 디팬딩 챔피언 방신실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대회 전 방신실은 “여름엔 더위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체력과 샷 감이 모두 좋아졌다. 특히 지난주부터 샷 감이 점점 올라오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는 내 강점을 살려 과감하게 공격적인 샷을 시도할 계획이다. 2024시즌 첫 승을 타이틀 방어와 함께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경기에서 방신실은 우승자 김민별과 1점 차인 합계 48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익산 컨트리클럽이 홈구장으로 칭해지는 박현경의 날카로운 분석도 김민별의 우승을 위협했다. 특히 박현경은 부모님의 고향인 익산에서 많은 갤러리들의 응원을 받아 대회 분위기를 달구기도 했다.
대회 전 박현경은 “그린이 작은 코스라 정확한 아이언 샷과 퍼트가 중요하다”면서 “특히 아웃코스 3번 홀은 파4홀 중 전장이 가장 길고, 그린도 까다로워 타수를 잃지 않도록 신중히 플레이해야 한다. 버디를 많이 잡는 것이 중요하니 그린을 잘 읽으며 과감한 플레이를 펼칠 계획이다”고 공략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에서 합계 37점으로 11위에 머물렀다.
비교적 쉽게 플레이 된 익산CC (사진=익산CC 홈페이지)
■ 쉽게 플레이된 익산CC, 선수들 공격적 플레이 볼 만
익산컨트리클럽(익산CC)에서 열린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은 올 시즌 그 어떤 대회보다 골프 팬들에게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비교적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구장인 만큼 선수들의 점수를 쓸어 담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줘 대회의 재미는 배가 됐다.
전북 익산시 덕기동에 위치한 익산CC는 수목이 울창하다. 10여개의 연못 있어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구장이다.
18홀 규모의 챌린지 코스는 편안한 라운딩을 위한 다양한 홀들이 있다. 초보자부터 숙련된 골퍼까지 모두 즐기면서 여유 로운 골프를 칠 수 있는 구장이다. 무엇보다 주변의 풍부한 자연경관 덕분에 플레이 중 편안한 느낌을 준다.
각 홀은 다양한 난이도를 제공한다. 벙커와 워터헤저드 등 도전적인 요소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되기도 한다. 이 점 때문에 초보부터 숙련된 골퍼까지 다양한 수준의 골퍼들이 즐길 수 있는 구장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코스 길이가 적당해 힘든 부담 없이 라운딩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특정 홀에서는 정확한 샷이 필요할 때도 있어 골퍼의 실력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