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골퍼 시점’은 기자가 직접 다녀오는 체험형 기사다. 공인 핸디캡 15의 평균 수준 골퍼인 기자가 직접 다녀와서 골프장의 서비스와 컨디션, 난이도 등을 소개한다. 체험형 기사인 탓에 주관적인 의견이 섞일 수 있다는 점을 알린다.
2008년 오픈한 센테리움 컨트리클럽은 충북 충주에 위치한다. 코스전장 1만 597야드로 국제대회 개최 자격을 갖춘 구장으로 잉글랜드코스, 웨일즈코스, 스코틀랜드코스 총 27홀로 구성되어 있다.
각 코스마다 즐거움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밸런스와 난이도를 조절하여 설계되었으며, 다채로운 공략법으로 샷의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도전적이며 전략적인 골프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페어웨이는 양잔디가 식재돼 있다. 봄, 가을 뿐 아니라 여름에도 빽빽한 양잔디를 잘 관리하고 있어 골퍼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클럽하우스 시설은 정통 영국스타일이다. ‘최고급 명문’이라는 모토에 걸맞게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호텔급 분위기가 첫인상을 강렬하게 남긴다. 자연 친화적인 공간설계와 격조 높은 인테리어는 이 구장의 자랑으로 꼽힐만 하다. 공간 곳곳에 배치된 클래식한 스타일의 가구와 소품배치는 흡사 갤러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는 코스설계다. 센테리움CC 코스설계자 로버트 헌트는 세계 100대 코스를 설계한 영국프로골프협회(UK PGA)의 골프코스 컨설팅 대표 디자이너다. 한국에서는 센테리움CC를 최초로 설계했다.
로버트 헌트는 센테리움CC를 디자인하면서 산악지대가 많은 한국 지형에 영국풍의 코스를 조성하고자 했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영국 스코틀랜드의 리베티드 벙커와 거친 러프, 강한 언듈레이션을 구사한 것이다.
그는 “골프코스는 장애물로만 가득해서는 안 되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항상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18홀을 끝내고 떠나는 골퍼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져야 한다”며 자신의 코스 설계 철학을 센테리움CC에 담았다.
설계자의 한국 지형에 대한 애정은 센테리움CC의 자연 존중 철학에서 기인한다. 구장에는 피톤치드가 풍부한 2000주의 적송이 자라고 있으며 노각, 벗, 갈참, 떡갈나무, 단풍, 자귀, 신갈, 산오리 수종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구장은 미생물농약 사용을 늘리고 비료량과 횟수를 줄여가고 있다. 동식물 이동 통로를 수시로 파악해 넓히고 늘려 자유로운 왕래를 유도하고 있다. 고라니, 오소리 수리매, 청둥오리 같은 동물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창포, 붓꽃, 두릅, 곰취, 구절초, 각종 희귀버섯 등의 다양한 식물군이 자연을 이루고 있다. 수서동물 서식지 3만5000㎡와 인공습지 5곳, 인공계류 6곳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친자연주의적 골프장 관리는 김충재 금강주택 대표이사 회장의 골프사랑에서 나온다. 김대표는 주말마다 해뜨기 전 구장을 돌아보면 잔디 상태 등 골프장 관리에 직접 공을 들이기로 정평이 자자하다.
■ 숲 속에 비밀정원에서 플레이하는 듯
기자가 체험한 센테리움CC는 흡사 비밀의 정원과도 같았다. 병풍처럼 골프장을 감싸고 있는 산은 아늑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유명한 스코틀랜드식 항아리벙커는 훌륭한 디자인이자 분위기 메이커다. 이 구장의 시그니처이지만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피해가고 싶은 장애물임에 틀림없다. 이 벙커는 어김없이 낙하지점에 위치해 위화감을 준다. 즉, 쉽지 않은 구장이라는 말이다.
센테리움CC 예약 후 내장 하루 전 “대한민국에서 가장 거칠고 어려운 구장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세요”라는 메시지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되어 왔다. 이미 방문해본 주위 골퍼들의 평가도 “100개 치고 오겠네”였다. 코스가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방문해본 센테리움CC는 골퍼를 세 번 놀라게 했다.
흡사 스코틀랜드를 재방문한 듯 영국을 그대로 재현한 클럽하우스 디자인과 소품에 한 번 놀랐다. 하계 이벤트가 6만 9000원에 예약한 탓에 구장에 대한 큰 기대감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현실감 있는 그린피와 달리 비현실적인 시설에 첫 인상이 압도당했다.
두 번째는 페어웨이 잔디와 그린관리다. 페어웨이 디봇은 그때그때 수리를 하는지 잔디가 빽빽했다. 한 여름인 만큼 잡초가 자라는 속도로 빠를 텐데 러프 또한 방치된 느낌이 아닌, 잘 정돈돼 있었다. 이러한 관리 덕분인지 날파리 등 곤충의 습격도 거의 없다. 충청도에 위치한 만큼 친자연적일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코스 관리에 이토록 진심인 구장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놀라운 구장이다.
세 번째는 전문적인 서비스다. 센테리움CC에 근무하는 캐디는 코스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해야 할 것 같다. 전략적으로 홀 매니지먼트를 해야 스코어를 지킬 수 있는 구장인 만큼, 특히 첫 방문한 내장객에게 코스 설명이 충분히 돼야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티박스 방향으로 난이도 조절을 하려고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티박스 방향이 티샷 낙하지점을 향하지 않고 있는 점은 아마추어에게는 충분한 훼이크 요소가 될 수 있어 보인다. 티박스 방향으로 난이도 조절을 하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코스 난이도가 있는 구장이니, 기자의 추측이 맞다면 이것은 시정을 고려해 볼만 한 지점이다.
